[주제곡]
[흥미로운 음악]
[음악이 멈춘다]
[고조되는 음악]
[사람들이 술렁인다]
[여자1] 역시 슈트 핏 대박이다!
[영어로 웅성거린다]
[다가오는 구두 소리]
[비밀스러운 음악]
[여자2] 저 여자는 누구죠?
[남자] 옆에 저 여자 누구지? 와이프인가?
[여자3] 백사언 와이프?
되게 잘 어울린다
떨지 마
저 사람들 널 보는 게 아니라 날 보는 거야
[사언] 물론 널 궁금해할 수는 있겠지
명심해
오늘 밤 우리 관계에 대해
어떤 오해도 호기심도
소문도 생기면 안 된다는 거
가지
[고조되는 음악]
[아나운서] 올해도 전국에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장마철을 앞두고 호우와 태풍
산사태로 인한 재난에 미리 대비해야 하는데요
- 이에 전문가들은 최근… - 야, 야야, 저거 뭐야? 저거?
[피디] 야, 저거 왜, 왜 이래?
[아나운서] 예상치 못한 피해가 불가피할 것이라면서도…
렉 걸린 거 같은데요?
야, 지금 저기서 멈추면 어떡하냐! 지금 무슨, 욕도 아니고
[아나운서] 점검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피디] 야, 나유리 뭐 해? 빨리 현장으로 돌려
[유리] 지난해 산사태 현장을 점검하고
피해를 줄일 방법을 고민해 보고자 합니다
보도에 박정현 기자입니다
[흥미로운 음악]
[한숨]
[유리] 이거
산이죠?
뫼 산?
[유리의 웃음]
잘했어요, 통역사님
어우, 안 그래도 막 윤 피디 선배랍시고
'야, 야'거리는 거 꼴 보기 싫었는데
제대로 먹여 줬네요
엿
아, 아니, 그러니까
뫼 산
[유리의 웃음]
- [이어지는 정현의 보도] - [윤 피디] 뭐, 뭐 하냐, 지금!
야, 양해 자막 띄워, 빨리!
- 아이씨 - [스태프] 네, 알겠습니다
[정현] 토사 유실로 무너져 내렸습니다
차량 통행이 빈번한 주요 도로들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 [계속되는 정현의 보도] - 피랍 사건 속보 들어왔어요
[윤 피디] 어?
5분 뒤에 대변인 긴급 브리핑이랍니다
[윤 피디] 아니…
[기자들이 웅성거린다]
[윤 피디] 나유리 대통령실 속보 들어간다
[놀란 숨소리]
대변인 브리핑이요?
오늘 사언 선배 얼굴 자주 보넹
[흥미로운 음악]
희주 씨
지금 생방으로 통역 가능…
[윤 피디] 야, 통역 빼, 가라 그래
[조연출] 아, 오늘은 이만 가셔도 됩니다
수고하셨어요
주구장창 대변인만 내세우네요
[감독1] 보통 이런 일 터지면
안보실장이라든가 외교부라든가
돌아가면서 브리핑하지 않나?
했어
- 했어요? - [감독2] 응
피랍 사건 처음 터졌을 때 근데 기억 안 나지?
그래서 주구장창 백사언이를 내보내는 거야
외교부고 장관이고 백사언이 하나면 다 압살이니까
[감독1] 어? 이제 나오나 봐
대통령실 대변인 백사언입니다
[사언] 한국 시간으로 오늘 오후 1시 48분부터…
- [계속되는 사언의 브리핑] - [감독2] 발성 좋고 보이스 좋고
[감독1] 앵커 할 때는 어땠어요?
[감독2] 지금이랑 똑같아
선호도 1등, 신뢰도 1등
청률도 1등
[유리] 감독님들
좀 조용히 해 주실래요?
우리 사언 선배 목소리 묻히거든요
[감독1이 웃으며] 이야…
이 와중에도 꺼지지 않는 팬심
[사언]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하지만 무장 세력 측은
한국군의 즉각적인 철수와 함께
몸값 지불을 요구하고 있으며
요구에 응하지 않을 시
인질을 살해하겠다고 경고해 왔습니다
[감독1, 감독2] 살해?
[무거운 음악]
이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몸값에 대한 납치범과의 협상은
없습니다
[사언] 정부는 그들의 만행을
절대 용납할 수 없는 반인도적 범죄 행위로 간주하여
결코 타협하지 않을 것이며
국제기구와 협력하는 등
국가의 모든 역량을 동원해
우리 국민 구출에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지켜야 할 원칙에 대해선 절대 타협하지 않습니다
또한 정부는 이번 기회를 통해
최근 수르무즈 해협에서 발생한
제3국 민간 선박 피습 사건 역시
선박의 자유항행이 보장된 공해상에서의
불법적 무력 사용 행위로 간주하고
이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합니다
앞으로 정부는
위험 지역 체류 국민들에 대한 안전 계도 활동을 더욱 강화하면서
보완책을 마련하여 유사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나가겠습니다
[키보드 조작음]
[키보드 조작음이 멈춘다]
17시 02분
지금 이 시간부로 정부 주도하에
한시적 언론 통제가 들어갑니다
- [기자1] 엠바고야? - [기자2] 또?
[기자3] 뭐 이렇게 입을 막아대?
[기자4] 저기, 대변인님
HBC 장혁진입니다
이미 외신들이 앞다퉈 보도 중인데요
[혁진] 우리 언론만 입 다물면
자극적인 가짜 뉴스와
출처도 부정확한 개인 방송들이 판을 치게 될 겁니다
그래도 상관없습니까?
네
[혁진] 예?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언론사 기자분들이
[사언] 여기 계시지 않습니까?
여러분들이 여론을 호도하지 않으면
국민들 또한 가짜 뉴스 따위 믿지 않을 겁니다
쩝
솔직히 말씀해 주세요
현 상황 많이 안 좋은 거죠?
[혁진] '정부를 살살 다루지 마라'
이 워딩 하나로 여기까지 오신 우리 대변인께서
이렇게 겁먹은 표정은 처음 뵙는 거 같아 가지고
[기자들의 웃음]
[흥미로운 음악]
네
저 지금 무척 겁납니다
그런데 겁먹은 사람이
여기 나뿐입니까?
언론인 여러분들께 부탁드립니다
부디 한마음으로
우리 국민의 무사 생환을 기원해 주십시오
[사언] 약속건대 정부는
단 하나의 생명도 희생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주요 언론사 헤드라인 개인 방송 포함 뉴미디어
[사언] 그리고 각종 커뮤니티 게시글
댓글 여론 체크해서 보고하세요
[직원1] 예
협상 팀 타임라인 업데이트되는 대로 올리고
[직원2] 알겠습니다
[휴대폰 진동음]
[계속되는 휴대폰 진동음]
[휴대폰 진동음]
[유리] 선배님, 저 유리입니다
응원합니다, 힘내세요
[천둥소리]
[천둥소리]
[여자] 이제
일은 그만두는 게 좋겠다
한 달 뒤 대선 캠프 시작인 건 알지?
대외 활동은 접고
내조에만 신경 써 다오
아유, 그럼요
안 그래도 그만두게 할 참이었어요
[여자] 애초에 시작을 말았어야 하는 일이야
작년에 니가 갑자기
뭐, 숨이 안 쉬어진다 어쩐다 해서
숨통 틔워 준다고 일이라도 하게 해 준 모양이다만
니 이름, 니 얼굴 드러내는 게
애초에 안 되는 일이잖니?
하루빨리 정리해라
아, 그리고
너 그 함묵증은
전혀 나아질 기미가 없는 거야?
굳이 나아질 필요가 있을까요?
[의미심장한 음악]
계속 입 다물고 있는 편이 낫겠지
[희주 모] 걱정하지 마세요 사부인
- 대선에 누 끼치는 일은 절대… - [문 닫히는 소리]
아이, 저 쌍년
[한숨]
저 싹퉁머리 저거 언제 한번 꿇려야 되는데
너 때문에 맨날 이게 무슨 꼴이야!
굴러온 돌이 박힌 돌 빼내고
[희주 모] 남의 남자 꿰찼으면 더 잘해야지
여태 지 남자 하나 못 품고 지지부진
아, 아휴, 아휴
날 안 닮고 누굴 닮아서 대체 이 모양일까?
명색이 청운일보 둘째 딸에
대통령 며느리씩이나 될 애가
[희주 모의 한숨]
[무거운 음악]
[라디오 주파수 맞추는 소리]
[경쾌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아나운서] 정부는 오늘 오후 긴급 브리핑을 통해
몸값을 지불하지 않을 시
- 인질을 살해하겠다는 아르간… - [주파수 바뀌는 소리]
결코 타협하지 않을 것…
[라디오 주파수가 계속 바뀐다]
또한 몸값에 대한 협상은…
[내비게이션 경고음]
[안내 음성] 경로를 이탈하였습니다
경로를 이탈하였습니다
- 경로를 이탈하였습니다 - [한숨]
[비상등 소리]
- [타이어 마찰음] - [차 엔진음]
- [차 경적] - [내비게이션 경고음]
- [안내 음성] 경로를 이탈… - [주파수 바뀌는 소리]
- [겁먹은 숨소리] - [긴장되는 음악]
"탐색 중"
[거친 숨소리]
[타이어 마찰음]
[차 경적]
[요란한 경적]
[음악이 멈춘다]
[비상등 소리]
[떨리는 숨소리]
- [주파수 바뀌는 소리] - [놀란 숨소리]
[아나운서] 몸값을…
인질을 살해…
무장 세력의 협박에…
몸값…
강력히 시사했습니다
협상은 없으며…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반복된다]
[떨리는 숨소리]
살해하겠…
몸값을 지불하지 않을 시…
- 협상은 없으며… - [의미심장한 음악]
[기자] 사람 없는 차의 시동이 멋대로 켜집니다
문도 마음대로 열렸다 잠깁니다
차량 내비게이션 소프트웨어에 악성 코드를 심어
타인의 차를 마음대로 조작하는 자동차 해킹입니다
[고조되는 음악]
[다급한 숨소리]
[트럭 경적]
[영우] 모니터링 결과 아직까지는 기자들 사이에서
엠바고 관련 약속 파기 정황은 없는 것으로 확…
- 대변인님? - 뉴미디어 쪽은?
아, 예, 그쪽도 싹 다 검토해 봤는데
난리 났습니다
[직원1] 숨겨 왔던 우리 대변인님 이력을
네티즌들이 또 찾아냈더라고요
FBI 연수부터 NYPD 인질 협상 교육까지
싹 다 이수하신 협상 전문가시잖아요
협상 팀에 대변인님 보내라고
난리, 난리 [웃음]
예? 예
그래서 종합적으로 검토해 본 결과, 어…
별다른 추측성 기사나 악의적 보도는
- 없는 것으로… - 있는데
예?
팩트를 흐리는 아주 악의적인 보도
[직원1] 어디…
여기, 처리하세요
[긴장되는 음악]
뭐야?
[직원1의 헛웃음]
이게…
하, 참
아이, HBC 장혁진 또 시작이네
그러게요
우호적인 거 같다가도 꼭 이렇게 한 번씩 삐딱선
[직원1] 아, 근데 [헛기침]
뭐라고 하면서 삭제 요청해?
뭐, 악의적인 왜곡으로 인한
정신적 충격? 히스테리?
- 히스테리 - [직원1] 히스테리
[직원2] 히스테리
[휴대폰 진동음]
[진동이 멈춘다]
[휴대폰 진동음]
[휴대폰 진동음]
[트럭 경적]
[가쁜 숨소리]
[천둥소리]
[공포스러운 음악]
[직원] 협상 팀 타임라인입니다
[휴대폰 진동음]
- 전화 왔습니다 - [사언] 또 어디입니까?
번호가 좀 이상한데요
[직원] 외국 번호인 거 같습니다
어떡할까요?
네, 백사언입니다
말씀하십시오
[한숨] 안 하시면 끊습니다
[변조된 목소리로] 백, 백사언
[불길한 음악]
[신원 미상자의 웃음]
백사언 맞네, 맞아
[사언] 뭡니까, 지금?
[신원 미상자가 더듬대며] 왜? 내 목소리가 맘, 맘에 안 들어?
어디입니까?
번호가 한국이 아닌 거 같은데
소속을 정확히 밝혀야…
[신원 미상자] 죽, 죽이려고
내가 죽이려고
당신 아내
[휴대폰 진동음]
[직원] 방금 목소리가 좀…
일 보세요
네
[통화 연결음]
접니다
오늘 그 애 만나셨어요?
혹시 몇 시쯤 헤어지셨어요?
장모님하고요?
[휴대폰 진동음]
[희주 모] 응?
어머, 백 서방
- 바쁜데 웬일이야? - [TV 속 사언의 브리핑]
오늘 왼종일 TV만 틀면 우리 백 서방 얼굴 나오네
화면발 끝내줘, 우리 사위
어? 희주?
[희주 모] 어, 집에 데려왔지 저녁 먹여서 보내려고
[사언] 아, 그렇습니까?
네, 들어가십시오
[통화 종료음]
- 강 과장님 - 예?
[사언] 406-000-1290 이 번호 추적해 오세요
- 뭐, 무슨, 뭐… - 외웠습니까?
- 보이스 피싱이에요 - 사공, 사…
[직원] 406-000-1290 추적하겠습니다
[영우] 어, 그래, 어, 수고
역시 기자 출신이라 달라
빨라
[휴대폰 진동음]
죽었나?
내 아내 죽인다며
죽였냐고
근데 내 아내가 누군지 알기나 해?
이보세요, 선생님
뉴스도 안 봅니까?
오늘 내가
이런 장난 전화 받기엔 무척 바쁩니다
[납치범이 변조된 목소리로] 끊, 끊지 마
[납치범의 거친 숨소리]
한 번 더 끊기만 해
끊으면?
[납치범] 나 지금
[더듬대며] 니, 니 와이프 목에다 칼 대고 있어
[납치범의 비열한 웃음]
진짜 죽일 거야, 응?
- 죽인다? - [사언] 응
- 해 봐 - [납치범] 뭐?
말만 하지 말고 진짜 해 보라고
[납치범] 아, 아직 [한숨]
돈 얘길 안 했잖아
니 마누라 몸값
[옅은 웃음] 어느 정도로 쳐줄 거야?
몸값이라…
[헛웃음]
[의미심장한 음악]
[납치범의 떨리는 숨소리]
[사언] 잘 들어
얼마를 부르든 그건 니 마음인데
몸값은 없어
그러니까 두 번 다시 전화하지 마
[통화 종료음]
[납치범의 헛웃음]
[납치범] 하, 씨
[납치범의 거친 숨소리]
[긴박한 음악]
- [희주의 힘겨운 숨소리] - [타이어 마찰음]
- [납치범의 힘주는 소리] - [희주의 힘겨운 숨소리]
난 이 표정이 제일 좋더라
[납치범의 기괴한 웃음]
[희주의 거친 숨소리]
앞을 봐야지
[어두운 음악]
언니야, 이제 알겠어?
[더듬대며] 이게 장, 장난이 아니라는 거
[웃으며] 근데
왜 니 남편은 장난인 줄 알지? 어?
아까 그건 또 무슨 소리야?
지 아내가 누군지 알기나 하냐니
너 맞잖아
아니면
다른 아, 아내가 또 있나?
[납치범의 웃음]
아, 농담, 농담
뭐, 아내가 둘이든 셋, 셋이든
내 알 바는 아닌데
백사언이 제일 아끼는 아내는
언니여야 할 거야
그래야 언니가 살 수 있거든
[납치범의 웃음]
자, 다시 건다
[통화 연결음]
[통화 연결음]
[납치범] 이 새끼가 또 무시하네
또?
[납치범이 힘주며] 백사언
이 개같은 새끼가
[어두운 음악]
[힘겨운 숨소리]
괜찮아, 괜찮아
[납치범이 흥얼거린다]
[납치범의 웃음]
언니야
이 폰이 어, 어떤 폰인지 알아?
이거 백사언한테만 걸게 돼 있다
음, 음성 변조도 자, 자동으로 되고 그리고 또
뭐더라?
아! 그래
[더듬대며] VPN을 써서
10분 동안은 추적도 안 돼 [웃음]
이 차도 내가 미리 손써 놨다고
그러니까 제멋대로 움직이지
[기괴한 웃음]
이렇게 잘 준비했는데
정작 백…
[소리치며] 백사언 그 새끼가 전화를 안 받네!
- 백사언 - [영우의 당황한 소리]
[영우] 예, 아, 안녕하세요 저, 잠시만요, 저기, 저…
제가 대변인님을 바꿔 드리겠습니다
[사언] 아니, 받지 말고 끊으라니까 왜 받았습니까?
[영우] 버튼을 제가 잘못 눌러 가지고, 네
[사언] 보이스 피싱이라니까, 쯧
잘 들어 방구석 쓰레기 루저 새끼야
내가 뭐랬어? 두 번 다시 전화하지 말랬지
[납치범이 변조된 목소리로] 나도 분명히 말했어
니 아내 죽인다고
[헛웃음]
그래, 할 거면 빨리해
그리고
[사언] 시체가 나오거든 그때 연락해
[통화 종료음]
[불안한 음악]
[납치범의 분한 숨소리]
- [쾅쾅 치는 소리] - [납치범의 괴성]
[납치범의 분한 소리]
- [사언] 시체가 나오거든 - [메아리치는 말소리]
- 그때 연락해 - [메아리치는 말소리]
대변인님, 아르간 정부 측에서
핫라인으로 연락 왔다고 지금 빨리 오시랍니다
[사언] 내 물건에 손대지 마세요
[영우] 예, 예, 예
[휴대폰 진동음]
[절망적인 음악]
[차 엔진음]
[납치범] 뭐야? 지금 뭐 하는 거야?
이 미친년이!
[타이어 마찰음]
[납치범의 힘주는 숨소리]
[납치범] 놔, 이거 안 놔?
[납치범의 다급한 소리]
[고함치며] 세워!
[타이어 마찰음]
[거친 숨소리]
[아나운서] 정부는 오늘 오후 6시 55분 공식 발표를 통해
협상이 성공적으로 끝났다며
아르간의 무장 세력이
한국인 인질을 전부 석방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백사언 대통령실 대변인의 발언입니다
[사언] 정부를 믿고 힘든 시간 버텨 주신
피랍자들과 국민 여러분
그리고 국가 안보와 안전을 위해 협조해 주신
언론에 감사드립니다
아르간 정부와 우방국 국제기구 등에도
감사를 표하는 바이며
피랍자들이 안전하게 귀국할 수 있도록
모든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기자들의 질문 세례]
[한숨]
[사언의 한숨]
[노크 소리]
[혁진] 단독 인터뷰 부탁드립니다 백사언 대변인님
잠시만요
잠깐만, 잠깐만
[비명] 아, 내 손 꼈어!
아오, 진짜 아우, 이 새끼 진짜
야, 뭐 이렇게 일찍 들어가? 9시도 안 됐는데
한잔하자
내 퇴근 시간 체크하려고 기다렸습니까?
- 스토커예요? - [혁진의 헛웃음]
그래, 인마
야, 이 스토커가 찍은 사진 싹 다 내렸더라?
왜? 맘에 안 들어?
기자가 진실만을 보도해야지
왜곡하면 안 되죠
왜곡이 아니라 이미지 메이킹
넌 인마
- 아휴, 인간미가 너무 부족해 - 부탁한 적 없습니다
앞으로도 절대 없을 거고
야, 사언아, 야, 문 열어 봐
야, 야!
사… 야!
야, 백사언, 야!
[혁진] 아휴, 씨
[한숨]
[타이어 마찰음]
어?
야, 야, 왜 그래?
야, 야, 야, 야, 야!
아이씨
[혁진의 놀란 숨소리]
[사언] 혁진아, 부탁 하나만 하자
[흥미진진한 음악]
[혁진] 왜, 왜 이래, 미친놈아
- [혁진의 거친 숨소리] - [타이어 마찰음]
[차 경적]
야, 야, 미안하다, 미안하다
아이, 내가 잘못했어 내가 다시는 안 그럴게
야, 앞에, 앞에, 앞에, 앞에!
- [타이어 마찰음] - [차 경적]
이 번호 좀 따 봐, 최대한 빨리
뭐? 뭐, 뭔데?
[혁진] 야, 야, 앞에!
- [타이어 마찰음] - [차 경적]
보이스 피싱, 예감이 별로야
[떨며] 예감? 야, 나도 예감이 별로거든?
속도 좀 줄여, 이 새끼야!
- [타이어 마찰음] - [차 경적]
[사언] 피싱하는 놈들이라고
내 번호 못 찾을 거란 생각은 안 하지만
음성 변조까지?
그놈이 성의를 보이니까
그냥 넘어가고 싶지가 않네
뭐, 피싱? 변조?
뭐야, 뭐, 사건이야?
일단 알아봐, 그 번호
[혁진] 406-000-1290?
[타이어 마찰음]
[요란한 경적]
내려, 얘기 끝났어
어
나 간다
[혁진의 한숨]
- [혁진] 아, 어지러워 - [차 경적]
아, 저 새끼 저거
뭐가 저렇게 급해, 저거?
[샤워기 물소리]
[흥미로운 음악]
[타이어 마찰음]
[밥솥 조작음]
[도어 록 조작음]
[문 열리는 소리]
- [문 닫히는 소리] - [도어 록 작동음]
[달그락 소리]
[가쁜 숨소리]
살아 있네
[사언] 오늘
시답잖은 전화를 받았는데
누가 널…
아니
정확히는 내 아내를 죽이겠다더라
근데 어쨌거나
살아 있네, 멀쩡히
[어두운 음악]
그런데 웬 밥이야?
평창동에서 저녁 먹고 온 거 아니었나?
[쾅]
[휴대폰 진동음]
어떻게 됐습니까?
추적이 안 된다니?
[직원] 기지국을 이용하는 게 아니라서
번호만 가지고는 추적이 안 된답니다
[휴대폰 진동음]
[혁진] 야, 사공육 그거 미국 지역 번호인데?
거기다 가상 전화번호야
혹시 가상 전화번호라서
[사언] 실시간 추적밖엔 답이 없다는 겁니까?
[직원] 네, 어떻게 아셨어요?
실시간 추적을 하려면 또 전화가 와야 한답니다
[한숨]
내가 그놈 전화를 기다려야 한다?
[직원] 죄송합니다
만일 전화가 오면 최소 10분 이상 시간을 빼랍니다
워낙 잘 아셔서 말하기 민망하지만
협박범을 특정할 수 있는 신상부터…
- [사언] 남자야 - [도재] 네?
[도재] 근데 목소리가 음성 변조 처리…
남자입니다, 확실히
[사언] 약을 먹거나 제정신이 아닌 것도 분명하고
[문 닫히는 소리]
협박 전화가 걸려 온 타이밍이 너무 공교로웠습니다
국가 비상 상황에
"FBI 인질 협상 과정 수료증"
날 흔들어 놓으려는 전화인 게 분명했고
[도재] 네, 선배님이 실패하면 좋아할 세력은
널리고 깔렸으니까요
아, 사모님은요? 괜찮으십니까?
[사언] 당연히 멀쩡합니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경호를 붙일까 하는데
내 아내라는 정보 없이
[도재] 네, 믿고 맡길 만한 팀이 있습니다
내가 직접 컨택할 테니까 연락처만 토스하세요
알겠습니다
[사언] 그리고 내일 영국 대사관 행사 말인데
수어 통역사 동행 필요하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섭외됐어요?
[문소리]
[사언] 와서 앉아 봐
[물 흐르는 소리]
[계속되는 물소리]
[옅은 한숨]
내일 밤 6시에 영국 대사관 행사가 있어
5시까지 사람 보낼 테니까 준비해
대사 부인이 청각 장애인이라 수어 통역사가 필요해
당연히 부부 동반 그런 거 아니니까
착각 말고
[휴대폰 진동음]
[휴대폰 진동음]
[희주 모] 어디야? 집이야? 전화 왜 안 받아?
아까 백 서방이 너 찾던데
모르지, 너랑 같이 있냐 그래서
저녁 먹여 보낸다 했으니까
백 서방 들어오면 말 맞춰
[휴대폰 진동음]
[희주의 한숨]
[희주 모] 너 내 말 잘 들어
대선 캠프까지 앞으로 딱 한 달이야, 한 달
니가 어디에 얼굴 내보일 일은 없겠지만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내일부터 피부과, 성형외과 다 돌아
참, 그리고 너
클리닉 언제부터 안 갔어?
그러니 애가 안 들어서지!
내일 바로 약 지어 보내 줄 테니까 몸 만들 준비 해
알아들어?
[희주 모의 한숨]
애가 소리를 안 내니
듣고 있는지 안 듣고 있는지 알 수가 있어야지
대선 캠프까지 한 달이야, 한 달
일은 진작에 그만두라니까 왜 말 나오게 하고
- [몽환적인 음악] - [초침 소리 효과음]
[음악이 멈춘다]
[사언] 벗어
니 것도 아닌데 왜 입었어? 대타 주제에
벗으라고
결혼식 비공개로 처리할 거야
앞으로도 사람들 앞에서
니가 내 아내 노릇 할 일은 절대 없을 거고
[묘한 음악]
다 벗을 셈이야?
우리 결혼 서약문이야
다 읽을 필요 없어 이것만 기억하면 돼
1, 신부가 먼저 이혼을 요구할 수 없다
2, 특히 대선 기간에는 이혼할 수 없다
3, 백사언의 아내로서
대외적으로 이름과 얼굴을 알리지 않는다
이 중 하나라도 위배할 시 위약금은 20억
일어나
일어나라고
[헛웃음]
고집은
우리가 부부라는 착각은 버려
넌 내 쪽에
인질로 보내진 거니까
[콧노래]
[남자1] 확! 시발, 아, 진짜
덤벼 봐, 어!
소리 소문 없이 뒈지고 싶으면
덤비라고! 시발 놈이
이 시간에 누구야?
[남자2] 또 보네, 우리?
- [남자1] 너, 너, 너! - [여자] 어머, 어머
- 어머, 저게, 어머, 뭐야, 뭐야? - [남자2] 야, 이 새끼야!
내가 쎗바닥 함부로 놀리지 말랬지
[여자] 어머, 쟤 왜 저래?
[남자2] 강냉이 싹 다 털리고 싶어?
[남자1의 겁먹은 숨소리]
미친 새끼가 뒤질라고 환장했나
- 눈 깔아! - [문 열리는 소리]
[여자] 자기야
지금 뭐, 뭐 해?
아니, 무슨 연습을 이렇게 살벌하게 해?
뭐, 경찰서 통역 맡았어?
아니면 사채업자가 통역해 달래? 채무자가 농인이래?
근데 왜 안 하던 짓을 해 사람 간 떨어지게
[여자] 아우, 놀래라 [웃음]
그냥 하던 대로 해
맨날 연습하던 영상 있잖아
백사언 대변인 거
요 며칠 브리핑 영상 엄청 많은데 몇 개 갖다줘?
왜?
그 사람 영상이 교과서 같고 좋다며
16분의 1이라도 좋으니까
백사언이랑 같은 화면에 잡혀 보고 싶다며
[TV 종료음]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죄송합니다
[경호원] 조금 늦었습니다
괜찮습니다
가지
[클래식 음악 연주]
[사람들의 웃음]
[사람들의 대화 소리]
[영어로 대화한다]
[영어로] 생일 축하드립니다 대사님
기쁜 날 함께할 수 있어서 영광입니다
이렇게 와 줘서 고마워요
[대사] 요 며칠 정신없이 바빴을 텐데 말이에요
공식 행사였으면 뻗어서 못 왔을 겁니다
[사언] 개인적인 친분으로 초대해 주신 거니 놀러 온 거죠
그래요, 충분히 즐기세요
여긴 내 아내 레이첼이에요
처음 뵙겠습니다, 백사언입니다
[의미심장한 음악]
아내분이 아니라고요?
죄송합니다 전 수어를 전혀 몰라서
그런 얘기였나요?
네, 두 사람 부부인 줄 알았는데 내 착각이었군요
[대사] 어쨌든 고마워요
내 아내를 위해서 통역사까지 대동해 주고 말이에요
정말 친절하세요
[한국어로] 사실
제 아내도 장애가 있습니다
[영어로 통역한다]
[영어로] 공식 석상에서 한 번도 본 적 없는 것 같은데
왜 동행을 안 하죠?
[한국어로] 제 아내는…
[통역사의 통역]
저의 약점이니까요
[통역사의 통역]
[대사가 영어로] 약점?
장애 때문에?
[사언의 옅은 웃음]
[한국어로] 전 사방에서 공격을 많이 받는 사람입니다
- [통역사의 통역] - 어찌 보면
정부의 공식 총알받이라고도 할 수 있죠
[사언] 그런 저에게 제 아내는
무차별한 공격에 노출시키고 싶지 않은
네, 약점 맞습니다
[대사가 영어로] 그런 의미의 약점이라…
[대사의 웃음]
그래서 그렇게 꽁꽁 숨겨 두는 거군
이 사람 보기와는 다르게 아주 사랑꾼이야!
[대사, 사언의 웃음]
[휴대폰 진동음]
[사언] 실례합니다
[도재] 대기 중입니다
전화 오면 바로 추적 연결되니 시간만 신경 써 주십시오
[사언이 한국어로] 취할 셈이야?
이미 취한 건가?
그건 안 돼
얌전히 내 옆에 서 있기만 하면 되는데
그게 어려워?
있어
다리 아프면 어디 앉아 있든가 그만 마시고
[무거운 음악]
혹시 방금 욕한 건가?
[한숨]
[답답한 숨소리]
[한숨]
[거친 숨소리]
[거친 숨소리]
[휴대폰 진동음]
[사언] 여보세요
말씀하십시오, 사공육
그럼 내가 먼저 할까요?
아내는 무사하더군요
죽이는 데 실패한 겁니까?
왜 말이 없습니까? [헛웃음]
어제는 잘만 떠들더니
아, 그 떠드는 말을
내가 들어 줄 시간이 없었지
그럼 앞으로 어떻게 해칠 건지 그 계획이나 한번 들어 봅시다
오늘은 비교적 한가한 날이니까
[사공육] 하긴
파티장에서까지 바쁠 일은 없겠지
[어두운 음악]
즐거워 보여서 다행이야
사랑꾼 코스프레를 아주 잘하던데?
내가 너무 가까이에 있어서 놀랐나?
그래
계속 지켜보고 있었는데 눈치를 못 채더군
- 허세 떨지 마 - [사공육이 비웃으며] 허세?
니깟 놈이 여길 어떻게 들어와?
[사언] 여긴 초대받은 손님 외엔…
[사공육] 통 음식을 안 먹던데
좀 먹지 그래?
트러플이 올라간 브루스케타 그거 맛있던데
[긴박한 음악]
너 누구야?
[사공육의 웃음]
[사공육] 이제야 내가 조금 궁금해졌나?
웃지 말고 묻는 말에 대답해 누구야, 너?
[사언] 여긴 어떻게 들어왔어?
[사공육] 그래, 답할게
아까 니가 했던 질문에 대한 답
니 아내를
어떻게 해칠 계획이냐고 물었지?
[사언] 허튼짓하지 마
여기가 어디라고 너 따위가 감히
[사공육의 헛웃음]
[사공육] 이런, 당황했나 보네
어제 좀 그러지 그랬어?
[고조되는 음악]
[힘주는 소리]
[남자] 뭐야, 당신?
뭐 하는 거야, 지금?
[여자] 응?
자기야, 왜 그래? 무슨 일이야?
미안합니다
- [사공육의 웃음] - [불안한 음악]
[사공육] 방금 뭐야 헛다리 짚었어?
나 같은 놈이 여기 있을 리가 없다며
너 같은 루저 새끼는
방구석에 처박혀서 히죽대고 있겠지
그런데 너 따위가
감히 이 백사언의 아내를 어떻게 해 볼 방법이나 있겠어?
[사언] 잘 들어 날 협박하고 싶었다면
넌 애초에 인질을 잘못 골랐어
내 아내? 누가 내 아내인데?
본 적이나 있어?
[사공육] 그래, 맞아 세상 사람들은 모르지
진짜 니 아내가 누군지
근데 난 알아
홍희주는 진짜 니 아내가 아니라는 거
진짜는 따로 있지
홍희주 말고 원래 결혼하려고 했던 약혼녀
청운일보 첫째 홍인아
- [긴장되는 음악] - 그 여자, 결혼식 전날 도망쳐서
지금 어디에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며?
아,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처제가 될 뻔했던 그 여동생이랑 결혼하는 건 [웃음]
너무 막장 아니야?
하긴 청운일보와 너네 집안
떼려야 뗄 수 없는 공생 관계잖아
혼사는 맺어야 하니
도망간 언니 대신 동생을 볼모로 잡아 둔 건가?
어쨌거나 사람들이 진짜 좋아하겠다, 그치?
확 깨잖아
티끌 하나 없는 천하의 백사언 대변인이
한 자매를 엘리베이터처럼
탔다 내렸다, 탔다 내렸다
[사공육의 웃음]
잘만 떠들더니 왜 아무 말이 없어?
아무도 모르는 비밀을 내가 어떻게 알았는지 안 궁금해?
무슨 말이라도 해 봐, 백사언!
원하는 게 뭡니까?
[사공육] 그래, 잘했어
그게 모범 답안이지
원하는 걸
말하라고 했습니다
[사공육] 그럼 잘 들어
지금부터 내 요구 사항을 말할 테니까
홍희주 버리고
원래 니 약혼녀 데려와
어차피 니 인생에 홍희주는 필요 없잖아, 안 그래?
[고조되는 음악]
[사언] 잘 들어 방구석 쓰레기 루저 새끼야
내가 뭐랬어? 두 번 다시 전화하지 말랬지
[납치범] 나도 분명히 말했어
니 아내 죽인다고
[사언] 할 거면 빨리해
그리고
시체가 나오거든
그때 연락해
[통화 종료음]
- [쾅쾅 치는 소리] - [납치범의 괴성]
[서늘한 음악]
[납치범의 분한 소리]
[타이어 마찰음]
[납치범의 놀란 숨소리]
개새끼가…
[거친 숨소리]
다시 걸어요
[납치범] 뭐?
나 그 새끼한테 할 말 있으니까 다시 걸으라고!
[극적인 음악]
[희주의 거친 숨소리]
[통화 연결음]
[납치범의 웃음]
[납치범] 재밌네
- [통화 연결음] - 받아
받아
받아, 받아, 받아
[차 엔진음]
받아, 받아, 받아!
[타이어 마찰음]
[천둥소리]
[힘겨운 숨소리]
[떨리는 숨소리]
[의미심장한 음악]
[희주] 알아들어?
니 사생활 때문에 아버지 선거까지 망하게 하고 싶지 않으면
원상 복귀 해 놔
안 그럼 니 결혼에 관한 비밀 다 까발려 버릴 거야
형아야, 쫄았어?
[웃음]
나 같은 방구석 루저 때문에 백사언이 쫄다니 재밌네
[웃음]
내일까지 결정해
다 귀찮으면 20억으로 퉁치든지
내일까지다
[사언] 다 했습니까?
[헛웃음]
어떻게
너 같은 새끼들은 레퍼토리가 바뀌질 않지?
뭐?
[사언] 협박이란 걸 하고 싶으면
나에 대해 공부부터 합시다
어떻게든 내 입 한번 열어 보겠다고
달려드는 기자만 수백입니다
허접한 스캔들 따위
가짜 뉴스로 만드는 건 일도 아니고
꼴같잖은 협박범 하나 삶아 먹는 건
눈 감고도 할 수 있는데
그런데 내가 왜
[묘한 음악]
홍희주를 버리라 마라 그딴 주제넘은 소리에
응할 거라고 생각합니까?
조용히 있는 내 사람까지
왜 걸고넘어져?
[헛웃음]
내, 내 사람?
내 사람 같은 소리 하네
야, 그렇게 소중한 니 사람한테 어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
죽을 뻔했어
아니, 죽일 뻔했어, 내가 진짜!
내가 걔 차째로 납치해서 목도 조르고 머리채도 잡고
칼도 들이댔다, 진짜 죽이려고
알아들어? 어?
[사언] 그래서?
그래서는 뭐가 그래서야, 무서웠지
무서워했지, 엄청!
무서워해서 그다음엔?
[사공육] 어, 죽기 일보 직전인데
살려 달라고 말도 못 하더라
걔는 원래 말을 못 하니까
[사언] 그리고?
근데 니가 인정사정없이 전화 끊었잖아
시체가 나오면 연락하라며
그래, 홍희주 진짜 시신으로 발견될 뻔했다
빗길에서 차가 제대로 굴렀거든
[음악이 멈춘다]
[쿵 소리]
[사언의 거친 숨소리]
[사언이 힘주며] 내가 남자 새끼 면상이
이렇게까지 궁금했던 적은 없는데
[떨리는 숨소리]
곱게 체포될 생각은 버려, 사공육
넌 반드시
내 손으로 잡는다
- [타이머 알림음] - [놀란 숨소리]
[통화 종료음]
[감성적인 음악]
[희주의 거친 숨소리]
하, 이거는
망한 거야, 먹힌 거야?
[사언] 누구야, 그놈?
얼굴 봤어?
[희주] 쫄았어, 백사언
[사언] 이게 뭡니까?
[희주] 홍희주 허벅지잖아
벗겨 본 적이 없는 거야?
[희주] 아, 미쳤어, 홍희주
[희주] 뭐야?
왜 와?
[남자] 희주야 잘 지내고 있는 거지?
남자?
친했어?
[사언] 요즘 이해 안 가는 일투성이야
내가 모르는 홍희주는 있을 리 없는데
[사언] 혹시
내 가까이에 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