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30일 청문회를 통해 대규모 유심 해킹 사태가 발생한 SK텔레콤을 질타했습니다.의원들은 교체 유심 물량이 부족한 점과 유심 보호 서비스 가입 안내가 부실하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비판했고, 나아가 통신사를 다른 곳으로 옮기려는 고객들에게 위약금을 면제해야 한다는 요구가 쏟아졌습니다.

과방위는 이날 'YTN 등 방송·통신 분야 청문회'에 유영상 SKT 대표이사를 증인으로 추가로 채택해 청문회에 출석시켰다. 민주당 이훈기 의원은 "해킹 사태의 파장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그 이유는 SKT의 대응이 미흡하고, SKT에 대한 신뢰가 깨졌기 때문"이라며 "불안해하는 가입자들이 번호를 이동할 수 있게 위약금을 폐지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조국혁신당 이해민 의원도 "고객은 번호 이동을 생각할 수밖에 없는 문제"라며 "귀책 사유는 사업자에게 있는데 고생은 피해자인 국민이 한다. 그렇다면 번호이동 고객에게 위약금을 받기는커녕 피해보상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유 대표이사는 번호이동 위약금 폐지 요구에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만 답변했다. 또 당장 교체할 유심은 가입자 대비 물량이 부족한 만큼 우선 유심보호서비스를 유심 교체와 버금가게 운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자 민주당 소속 최민희 위원장은 "유심 보호 서비스가 그렇게 완벽하다면 최태원 회장을 포함한 사장단은 유심을 교체하면 안된다"며 최 회장을 포함한 SK그룹 사장·부사장단 유심 교체 관련 자료를 요구했습니다.

오늘(30일) 국회 과방위 청문회에서 최민희 과방위 위원장이 유영상 SKT 대표이사에 "유심 바꿨느냐" 묻자 "저는 유심보호서비스만 했다.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답했습니다. 이에 최 위원장은 "그럼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하고 되물으며, 관련 주요 회장 등의 유심 교체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관련 자료를 통째로 요구했습니다. 유 대표이사는 "통신 역사상 최악의 해킹"에 동의한다고 밝혔습니다.

SK텔레콤이 유심 무상 교체 서비스를 시작한 어제(28일) 하루 약 3만4천명의 이용자가 SK텔레콤에서 다른 통신사로 이동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29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전날 SK텔레콤 가입자 3만4천132명이 다른 통신사로 이동했습니다. 아울러 8천729명이 SK텔레콤에 새롭게 가입하면서, 가입자 수가 2만5천403명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탈한 가입자의 약 60%는 KT로 이동하고 나머지는 LG유플러스로 갈아탔습니다. 이날 KT에 새로 가입한 사람은 2만1천343명, LG유플러스에 새로 가입한 사람은 1만4천753명이었습니다. 알뜰폰으로 이동한 이용자까지 합하면 이탈 규모는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난 18일 SK텔레콤은 해커에 의한 악성 코드로 이용자 유심과 관련한 일부 정보가 유출된 정황을 확인했습니다. 이에 따라 해킹에 대한 이용자 우려가 커지자, SK텔레콤 가입자들은 지난 26일부터 다른 통신사로 이동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이달 들어 SK텔레콤 가입자 이탈은 200명을 넘은 적이 없지만, 26일 1천665명이 이탈한 데 이어 그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SK텔레콤 대리점과 판매점들은 가입자 이탈을 막기 위해 지난 주말 다른 통신사에서 자사로 이동하는 고객에게 큰 규모의 보조금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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